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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프로야구 라이온스] 트윈스전 직관후기(4.24)

by 케이피07 2013. 4. 25.

다소 쌀쌀한 날씨. 올시즌 들어서 처음으로 직관간 게임에서 승리를 거두웠다.
직관했을 때 승률이 80%이상이어서 '오, 내가 타이밍이 좋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라이온스가 최근 잠실에서 11연승을 하고 있단다.
결국 그런거였군. 훗.

 

                                         [외야에서 바라본 야구장 전경]

승부처
이번 게임의 승부처는 1회말 트윈스 공격.
2사 만루에서 김용의가 친 우중간을 가르는 잘맞은 타구가 박한이의 배치기 다이빙캐치에 잡히면서 급격히 기울뻔했던 승부의 추를 가까스로 맞출 수 있었다. 그 타구가 빠졌다면 시작하자마자 0대3. 라이온스의 타격과 리즈의 구위를 감안했을 때 승부는 그대로 바이바이-.

 

밴덴 헐크 vs 리즈
리즈의 투구는 훌륭했다. 155키로를 상회하는 빠른 속도의 패스트볼로 몰아붙이면서 카운트를 잡고 낙차 큰 포크볼을 승부구로 헛스윙을 유도하였는데 한가지 아쉬운 점은 역시나 불안정한 제구. 들쑥날쑥한 빠른 볼로 타자들의 마음을 여러차레 졸이게 하더니 결국 7회초 진갑용과 김상수에게 연속 사구를 맞추면서 역전의 빌미를 제공하였다. 이 사구가 특히나 아쉬운 점은 진갑용의 경우 리즈의 빠른 볼에 거의 대처를 못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인데 본인도 맞추고 싶어서 맞춘게 아니니만큼 어쩔 수 없겠지만 먹으라고 떠놓은 아웃카운트를 발로 걷어차면서 출루를 시켜버린 모양새다.

 

 

밴덴 헐크 역시 153키로 내외의 빠른 패스트볼로 많은 삼진을 잡아내면서 첫승을 거두었으나 다만 셋포지션의 투구에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주자가 출루한 이후 제구에 어려움을 겪는 듯 한데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주자가 있는 상태에서 투구가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라이온스의 에이스 역

할을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차우찬, 권혁
한점차의 불안한 리드상황에서 등판한 두 왼손 투수.
연습투구에서 묵직한 직구를 던지면서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게 했던 차우찬은 연거푸 볼 두개를 던지면서 불안한 시작을 하더니 결국 카운트를 잡기 위한 밋밋한 직구가 그대로 통타당하면서 바로 교체. 지난 롯데전과 마찬가지로 등판 후 아웃카운트 하나 못잡고 바로 강판됐다. 가자! 경산으로..

 

8회말 박용택을 상대하기 위해서 원포인트 릴리프로 등판한 권혁 역시 안타 허용 후 바로 교체, 차우찬에게 결코 지지 않겠다는 경쟁심리가 발동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같이 손잡고 가라 경산으로!!


권혁, 백정현, 차우찬, 박근홍. 올시즌 1군 무대에 나온 좌완 릴리프들인데 하나 같이 불안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미는 선수는 박근홍.

 

심창민
이전 등판에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차세대 오승환으로 가는길이 아직은 요원해보였던 심창민은 올시즌 들어서 최고의 투구를 보여준 듯 싶다.
150키로에 육박하는 빠른 패스트볼이 낮은 코스로 제구가 비교적 잘 되면서 유리한 카운트로 승부를 주도할 수 있었다. 오늘 같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준다면 왼손잡이 방화범들이 질러놓은 똥 치우는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고 안지만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할 때까지 다소 여유있는 투수진 운용이 가능할 것이다.

 

다소 아쉬운 트윈스의 플레이
트윈스 입장에서는 승부를 잡을 수 있는 여러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번번히 아쉬운 플레이가 나오면서 결국 패하게 되었다. 타격에서 절정의 컨디션을 보였던 김용의는 수비에서 다소 아쉬운 플레이가 나왔는데 두번의 실점상황(1회, 7회)에서 자신에게 오는 타구처리를 뒤로 물러나면서 바운드 처리하려다가 모두 실점을 허용하였다. 물론 예상치 못한 불규칙 바운드였기 때문에 전진하면서 처리하였다고한들 당연히 막는다고 보장할 순 없지만(기록상으로도 모두 안타처리됨) 그래도 아쉬운 마음이 드는 플레이었음은 분명하다.


8회 박용택의 견제사의 경우도 물론 반쯤 열려있는 자동문을 열고 싶다는 욕구와 더불어서 급한 마음이 들었음은 당연히 이해할 수 있지만 4번 정성훈과 컨디션이 좋았던 김용의로 타순이 이어진다는 것과 마운드 위의 투수가 견제가 좋은 안지만(거기다 구위는 아직 별로인..)이었음을 감안한다면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었을 것 같다.

 

신명철
자, 드디어 때가 됐다.
수비에서 불안함을 절정의 타격 컨디션 하나로 커버하면서 FA 대박 꿈의 달성을 향해 달려가던 신명철이 드디어 타격에서마저 제 자리를 찾아가는 듯

싶다. 수비에서는 역시나 두번에 걸쳐서 특유의 플레이(그러면서 실책은 아닌!)를 보이면서 그 명성을 꾸준히 이어갔다.
2군에서 내야수 한명 올리자.
3루수를 올리면 조동찬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으면 되고, 2루수를 올린다면 2루에서 바로 쓰면 되는 것 아닌가!
일개 팬의 너무 단순한 사고일지는 모르겠지만 최형우의 외야수비가 안정이 되어감에 따라서 내외야 통틀어서 가장 큰 수비 불안을 보이는 2루를 언제까지 저리 방치할련지 모르겠다.

 

여전한 자동문
밴덴 헐크가 발빠른 엘지의 테이블 세터를 상대로 삼진 5개를 잡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든 생각은 바로 밴덴 헐크도 자동문을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여지없이 도루를 허용하면서 결국 더블 스틸로 실점하기에 이른다. 그것도 얼핏 보면 빨라보이지만 결코 빠르지 않다는 손주인(실제로 라이온스시절 해설자가 한 말이다)에게조차 허용했다.
주말 기아와의 시리즈에서 발빠른 주자들에게 얼마나 농락당할련지 벌써부터 걱정스러운 마음이 든다.

 

PS. 3루측 외야석에 있다보니까 양팀의 좌익수들을 제일 가까이서 보게 되었는데 보면서 든 생각은 두 팀의 좌익수들이 각 팀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외모를 가졌다는 것이다.  길쭉하고 늘씬한 멋쟁이 스타일의 박용택과 농사 잘지을 것 같은 체구와 허벅지의 최형우랄까..